오벨리스크 in Istanbul- 파리, 바티칸국의 오벨리스크와 비교
이스탄불에 오벨리스크가 있다.
오벨리스크는 로마에도 있고, 바티칸국에도 있고, 파리에도 있고, 이곳 이스탄불에도 있다.
이스탄불이 동로마의 수도였으니 파리보다 이곳에 먼저 약탈하여 세워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보다도 훨씬전인 기원전 390년에 비잔틴 황제 테오도시우스1세는 이집트의 룩소 카르낙 아몬신전에 있던 이 오벨리스크를 배에 싣고 나일강을 따라 올라와 지중해를 거쳐 이곳으로 옮겨 왔다. 무게가 무려 300톤에 이르는 거대한 돌기둥인데 옮기는 과정에서 약12미터가 깨어져 버렸다고 한다.
애당초 32.5m이던 것이 지금은 20m밖에 되지 않은채 이스탄불 구도시에 버젓이 서 있다.
그런데 파리에 있는 것보다 상형문자가 조금 쓰여진 것같다.
아래 사진은 파리 콩코드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 이는 기원전 13세기 람세스 2세가 건립한 것이었는데, 19세기 이집트의 파샤 모하마드 알리왕이 프랑스의 루이스 필립왕에게 선물해 1836년 10월 파리에 세워지게 되었다.
세계 각처에 많은 오벨리스크들이 있다. 내가 본 것만도 로마에 있는 5개가 넘는 오벨리스크를 직접 보았는데, 이태리 전역에만 13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최근인 19세기 이집트 정부는 영국과 미국에 하나의 오벨리스크를 반등분하여 기증?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가 가장 큰 것이라고 하니 나는 매우 아이러니스럽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교회로서 세계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이 성베드로 성당 앞마당에 옛 로마가 그리도 핍박을 가하였던 이집트 문명의 결정체가 정 가운데 있다니??? 허긴 바티칸 박물관을 가보면 역대 교황들이 수집????한 역사의 보물이 가득한 것을 보면 이 오벨리스크는 수집인지? 약탈인지? 강점인지?
이 오벨리스크가 이곳에 있는 간략한 역사는 로마제국의 3대 황제 칼리굴라(Caligula)가 자신의 경기장을 장식하기 위해 서기 40년에 고대 이집트에서 약탈해온 것이란다.
높이 25.37m, 무게 300여 톤의 이 오벨리스크는 로마로 옮겨진 뒤 네로황제의 경기장에 세워두었으나, 교황 식스투스 5세가 명을 내려, 경기장에서 죽은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1586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단다. 900여 명의 인부와 140여 마리의 말, 그리고 밧줄을 감거나 푸는 기계인 권선기 47대를 동원했다고 하니 그 노동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뒤에 오벨리스크 꼭대기에 알렉산더 7세 가문의 문장과 십자가가 장식되었다 한다. 이집트 사람들은 약탈당한 자신들의 고대 문화재에 십자가가 꼽히고 그리스도교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인식되고 있는 이 굴곡의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나?
사진은 내가 찍은 베드로 성당의 오벨리스크. 너무 잘 찍은 것 같아서 이곳에 붙여본다.